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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구독 시장 1위 차지한 ‘브라운백커피’…비결은 자사몰 데이터 분석

손종수 브라운백커피 대표 인터뷰

‘텔레비전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커피를 마셨으면 일을 시작해야 한다’…빌 게이츠의 이 유명한 말은 ‘현실로의 집중’을 독려하기 위함이지만 많은 이들이 주목한 단어는 ‘커피’다. 결국 게이츠도 커피와 떨어질 수 없는 직장인이라는 뜻이다.

전국 직장인 수요 잡고자 창업…D2C 활용 주문 데이터 70만 건 분석

커피 판매 시장은 막힘 없이 성장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커피 전문점 매장 수는 총 9만6,386곳에 달한다. 전년 동월 대비 20.3% 늘었다.

손종수 ‘브라운백커피’ 대표는 커피 전문점의 핵심 수요층인 직장인 수요를 전국에서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5년 회사를 세웠다.

커피 구독 서비스 업계 1위를 달성한 손종수 브라운백커피 대표의 모습

초기에는 자체 로스팅한 원두를 전문점에 주기적으로 납품하면서 반응을 살폈다.

이 때는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 자산이 될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과제였다.

손 대표는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오픈마켓 대신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쇼핑몰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그는 “커피 전문점 점주들을 만나면 어떤 소비자가 어떤 원두를 선호하는지에 집중해서 물어봤고, 이후 D2C 쇼핑몰을 열어 2,000여곳의 커피 전문점에게 원두를 납품하며 70만건의 주문 데이터를 모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은 데이터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지난 2019년 출시한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가 그 결과물.

사무실처럼 고객이 위치한 공간에 바리스타 역할의 커피 머신을 설치해 주고 매월 정기 구독 방식으로 원두를 제공한다.

2주 무료 체험으로 각 고객사 직원들이 선호하는 커피 타입을 미리 확인 후 결제하게 한다.

하루 커피 10잔 이상을 소비하는 5인 이상 사업장이 주 타깃이었고, 49개 고객사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데이터 축적에 활용해 온 카페24 기반 자사 쇼핑몰에는 서브스크립션 기능도 있어서 적극 활용했다.

브라운백커피의 커피 제공 프로세스 이미지

삼성, KT 등 고객사 3,500여곳…대기업은 하루에도 수천 잔 소비

주목 받는 스타트업이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서비스 처음 1년 동안 신청한 기업의 수가 1,000곳을 넘겼고, 최근까지 총 3,500곳을 모았다.

삼성, 두산, KT 등의 계열사부터 서울시, 서울대학교, 법무부 등 대형 고객 사례가 즐비하다. 지난 2021년에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커피 구독 시장에서 고객 규모는 저희가 1위입니다. 고객사 3,500여곳은 2~6위를 합친 규모보다 큰 수치죠. 대기업에서는 하루 몇 천잔 단위의 소비가 발생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협력사를 통해 전국 곳곳으로 원두 제공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커피 구독 모델의 성공과 데이터의 상관 관계는 명확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빈도와 주기에 맞춰 팔릴만한 원두를 내놓는 것.

예를 들어 ‘고소함’이 통할 시기라면 ‘고소함 극대화’를 위한 로스팅으로 시장 반응을 이끌어 낸다.

팔릴 가능성이 높은 원두를 집중 선택하고, 그 예측이 맞아 떨어지자 원가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블리스를 구독하면 소비자는 잔당 400~500원 정도 비용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손 대표는 특히 ‘재구매율’에 가장 집중한다. 현재 블리스 고객이 다음 달에도 구독할 확률은 99.8%에 달한다.

그는 기존 커피 전문점과는 달리 오프라인 가맹점주와 관계보다는 고객 만족도를 직접 챙길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시장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로 분석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데이터 고도화가 우선이다. 다만 그간 준비해 온 IT 기술을 내년 1분기께 새로 적용한다.

커피 머신 크라우드 기능을 탑재하여서 각종 데이터가 브라운백 본사가 자동 수집 분석하는 구조다.

소비자도 태블릿으로 머신을 조작하게 되면서 편의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아직도 수많은 직장인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 밖에 나가 줄을 서서 커피를 구매합니다. 하루 몇 번씩도 일어나는 일이죠. 이 시간을 십분의 일로 줄이면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기업과 그곳에 속한 임직원을 모두 고객으로 둔 사업자입니다. 커피의 즐거움을 더 많은 이들이 간편히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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