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와 카페24가 궁금하다? CEO가 대답해드립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사는 시대가 곧 올까? 카페24는 어떻게 20년 전에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뛰어들었을까요? 온라인 기반인 카페24가 오프라인에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페24 창업자인 이재석 CEO의 생각을 듣는다.
Q.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고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됐나요?
A. 인터넷 혁명과 함께 1999년 5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웹검색을 유료로 하는 회사가 있었을 정도로 인터넷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많은 기업가들이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했죠.
우리도 2~3년간 다양한 기회를 찾았습니다.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기도 했고 커뮤니티, 채팅, 웹진도 운영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찾아야 했고, 웹은 무조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호스팅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호스팅을 하면서 핵심 기술을 쌓고 인프라를 갖추면서 찾은 게 전자상거래였습니다. 인프라에 더해 추가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일찍부터 한국 문화에 기반한 상품과 이것을 만드는 머천트들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길게 보라’, ‘크게 생각하라’는 말이 있지 않나요? 저는 우리가 가진 시장에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을 길게 보고, 크게 생각했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 공격적으로 EC플랫폼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기업들과 달리 오랜 시간을 EC플랫폼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Q.지난 20년간 카페24의 플랫폼은 어떻게 발전해왔나요?
A. 좋아하는 표현 중에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건 캠핑 갔을 때 가지고 가는 몇 개 밖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 가면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쌓여 있고,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세상 모든 물건을 다 가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죠.
EC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인터넷 게시판만 있어도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가 붙고 상품을 더 잘 보여주는 콘텐츠 제작이 붙고 하는 식으로 점점 기능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폭발적으로 많은 기능이 필요하게 됩니다.
카페24는 ‘이정도면 전자상거래를 하는 데 기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항상 기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시스템이 새로운 기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과감히 다시 개발했습니다. End-user가 보았을 때는 당장 눈에 띄는 게 없을 지 몰라도,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는 체제로 자기혁신을 했습니다.
Q. 앞으로 카페24는 어떤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나요?
A. 머천트들이 다른 이들과 제품을 차별화를 하려면 콘텐츠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운영업무에서 최대한 벗어나야 하죠.
그래서 제품과 콘텐츠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운영업무는 모두 카페24가 해결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진만 찍어서 업로드하면 그럴듯한 제품 상세페이지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아가 이런 부분에 대한 컨설팅까지 해줄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카페24가 보유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이 이러한 환경을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Q. 자연스럽게 모든 걸 온라인으로 사는 시대가 올까요?
A.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 가면 없는 게 없다고 하는데 사실 방문했을 때 그렇게 즐겁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쇼핑몰에 가면 상품 수가 100분의 1도 안 되는 데 즐겁죠. 아마 온라인이 그런 즐거움까지 만들면 모든 걸 온라인으로 사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게 모바일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환경을 통해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의 새로운 기술이 결합되면 온라인 쇼핑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이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또 모바일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직관적으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즐거움을 주는 건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카페24가 오프라인에 창업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창업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건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장 손쉬운 학습이라고 생각하는 게 옆에서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입니다. 아무리 온라인 시대라지만 인간은 모여서 무언가를 얻어가는 존재이고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창업센터에서 배출한 창업자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의 리딩 애슬레저 브랜드로 성장한 안다르도 카페24 창업센터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Q. 카페24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까요?
A. 현재 카페24 플랫폼과 서비스가 어느 나라에 가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돼 있고 각 나라에 친숙한 결제, 배송 등을 연결한다면 나라별로 현지화된 플랫폼 제공이 가능합니다.
주요 기업들도 온라인 전환이라는 흐름 속에서 카페24를 가장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트너로 합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사가와’라는 물류 1위 업체가 카페24와 함께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제휴를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카페24의 라이벌, 또는 앞으로 라이벌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을까요?
A. 시장경제를 이야기할 때 ‘경쟁’을 항상 이야기하는데, 이건 과거의 패러다임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최고의 IT기업들은 경쟁자가 없습니다. 전체 생태계에서 ‘My way’를 갑니다.
카페24에게 중요한 건 경쟁자와 관계없이 시장에서 카페24 만의 독보적인 포지션을 찾을 수 있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경쟁이 없는 시장의 기업을 ‘독점사업자’이라고 비판했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한 시대입니다. 또 독점처럼 보이는 큰 기업이라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전자상거래 안에서도 소비자를 바라보는 회사와 머천트를 바라보는 회사는 정책과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 중심 시장을 만들어가는 회사는 소비자의 이익이 중요하고 거기에 셀러가 맞춰야 하지만, 카페24가 지닌 전자상거래 생태계 내에서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카페24는 머천트를 바라보면서 이들이 차별화를 하고 창의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