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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바뀌는 트렌드 속에서 카페24가 살아남는 법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덕스러운 트렌드를 대응해야 한다. 카페24는 생각의 전환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었다.

패스트 패션보다 더 빠른 ‘울트라 패스트 패션’의 등장

2000년대 세계 패션업계에서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는 키워드가 크게 주목받았다. 패스트패션은 한 해의 트렌드를 S/S와 F/W라는 두 개의 시즌으로 구분하는 전통적인 패션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디자인부터 매장 입고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을 4~6주 내외로 단축시켰다. 그러면서 기성 브랜드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해 젊은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런데 엄청난 성공을 거두던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얼마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의 ‘포에버21’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다른 주요 브랜드들의 성장세도 주춤해졌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리드타임을 1~2주로 줄인 ‘울트라 패스트패션(Ultra fast fashion)’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온 탓이다. 속도가 승부처였던 패스트패션보다 더 빠른 패션이 등장한 것이다.

신속한 트렌드 반영으로 패션업계의 주류가 된 패스트패션을 다시 울트라 패스트패션이 밀어내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취향과 트렌드가 변하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패션 뿐 아니라 대다수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Cafe24 and ever-changing trend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트렌드 변화가 점점 더 빨라지는 이유

시간이 갈수록 트렌드 변화가 점점 더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빈곤의 시대가 끝나고, 풍요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빈곤한 상태에서 사람들은 필수적인 만족을 추구했다. 이때의 소비는 취향이 아닌 만족의 ‘유무’의 문제였다. 추운 겨울이 왔는데 코트 한 벌이 없을 때 몸을 덥힐 코트가 생긴다면, 디자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자연스레 빈곤의 시대에는 이렇다할 트렌드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국제정세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전쟁, 공황 등이 잦아들면서 인류는 꽤 오랫동안 역사에 유례없는 안정을 누렸다. 안정과 함께 찾아온 풍요의 시대로 사람들은 필수적인 만족은 모두 달성했다. 이제 사람들이 하는 소비는 ‘플러스 알파(+α)’의 만족을 위해서다. 플러스 알파에 대한 소비자들의 마음은 매우 자주 변한다. 어제 원했던 것과 오늘 원하는 것이 달라진다. 어제 일본 도쿄에 가려고 여행지를 찾다가 오늘 미국 하와이로 목표 행선지를 바꾸는 일처럼 말이다. 자연스레 유행의 변화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Cafe24 and fast changing trends
출처: 카페24

변덕스러운 트렌드를 대응하는 발상의 전환

풍요의 시대는 향후 10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냉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며 수십년간 세계는 크게 요동쳤지만, 다시 중국이 미국과 균형을 이루는 존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맞춰진 균형이 당분간 깨지지 않고 유지된다면 안정과 풍요는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취향과 유행이 변화하는 주기는 계속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의 취향과 유행 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카페24는 그 정답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찾았다. 직접 유행에 민감하게 대응하기보다 꾸준한 발전이 필요한 시스템과 인프라에 집중하고, 유행의 변화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고객사들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서로 특화된 영역에 집중해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좋은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카페24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재석

대표이사(CEO)
카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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