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창업대회 최우수 발명품 ‘허그 조끼’…D2C로 판로 키운다

발작이나 불안 증세가 나올 때 누군가와의 부드러운 포옹은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주는 수단이다. 신체에 적절한 압력이 가해지면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예민한 자극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학술 용어로는 ‘심부압박(Deep Touch Pressure)’이라고 한다.

김지훈 대표가 이끄는 ‘돌봄드림’은 이 심부압박 효과를 내는 특수 조끼를 만드는 멘탈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기술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

 

김 대표는 “카이스트 창업융합 석사과정 중 발달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생겨서 특수 조끼의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며 “기존에도 불안을 진정시키는 조끼는 있었으나 모래로 무게를 높이는 등 무거워서 일상 생활에 착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김 대표는 ‘공기 주입’ 기술을 조끼에 도입했다. 손 펌프로 공기를 조끼에 주입하면 무게가 가볍고 전방위로 안아주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수많은 논문을 분석하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공기 압력 조절과 조끼의 질감, 평상복 형태의 디자인 등을 구현했다. 가볍기에 아동의 골격 성장에 방해가 없고 일상 착용이 어색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 아이템으로 지난 2019년 E*5 카이스트 창업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은 계기다. 이듬해인 2020년 회사를 열었고 지속적인 투자 유치도 있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벤처캐피탈인 퀘스트벤처스에게서도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후에도 연구를 계속하여서 본격 판매는 2021년 8월에 시작했고, 제품명은 ‘허기(HUGgy)’다. 누적 매출 1억원을 기록하기까지 처음에는 석 달이 걸렸다. 이후 2022년에는 2억5,000만원을 거뒀고 올해는 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자사 쇼핑몰에서 제품 판매와 브랜드 PR을 동시 진행한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도 고객 범주에 포함된다”며 “업무 환경에서 불안감을 생길 때 공기주입 조끼로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호르몬 분석 결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성장세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기술 주목도는 글로벌에서도 그 무게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또 지난 5월에는 포브스로부터 김 대표가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 (Forbes 30 Under 30 Asia)’ 중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초 허기의 신제품 출시로 매출 성장이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은 착용자의 피부 전도, 심박수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 감정 상태나 스트레스 상태를 점검하고, 자체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스스로 공기 양을 조절하는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장애인 치료 과정을 돕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조끼가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치료기관에 전달하여 정합성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늘려 공신력 갖춘 실험 데이터를 공유하는 일도 늘려간다. 이미 서울대병원과 함께 자폐성장애 치료혼합형 디지털 치료제 개발 R&D 협업을 맺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신제품 기반으로 북미와 동남아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며 “매출 극대화로 5년 내 멘탈헬스케어 기술 특례 상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