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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는 왜 쇼핑몰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할까?

IT 혁명으로 인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 솔루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대부분의 마케팅이 좋은 브랜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마케팅은 기업이 고객의 마음을 얻어 시장점유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키우는 작업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통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광고, 가격경쟁력, 프로모션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고객의 눈에 띈다. 그 다음 단계로 꾸준히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 인간적으로 신뢰하도록 만든다. 궁극적으로 신뢰를 고객의 충성도로 발전시켜 ‘브랜드’를 완성한다.

안타깝게도 대다수 기업들은 마케팅 3단계를 완주하지 못한다. 실패한 기업들의 마케팅 여정을 따라가보자. 기업들은 고객의 눈에 띄기 위해 쿠폰을 발행하고 적립금을 뿌리며 광고도 한다. 이러한 프로모션은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대개 경쟁사들을 의식해 무리한 정책을 택하는 자충수를 두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기업들은 자원의 제약 속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정책을 바꾼다.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고객을 끄는 눈속임이 되고, 지속적으로 원하는 가치를 얻지 못하게 된 고객들은 변화에 실망한다. 결국 고객들은 기업을 떠나 강력한 혜택을 주는 경쟁사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카페24는 달랐다. 2003년 쇼핑몰 구축 서비스를 무료로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계속 같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신뢰를 얻었고 1위 브랜드라는 가치를 만들었다. 이러한 성공은 정보통신(IT) 혁명, 플랫폼 비즈니스, 마케팅의 3단계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what is Cafe24's marketing strategy?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IT 혁명을 이해하면 지속 가능한 마케팅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IT혁명과 함께 나타난 디지털 세상에서는 제품을 무한대로 복제할 수 있다. 제품을 개발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지 모르지만, 이미 만들어진 제품의 고객을 추가하는 비용은 제로(0)에 가깝다. IT혁명 이전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비용이 발생했던 것과 엄청난 차이다.

아울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유지비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하락한다. 저장공간의 대명사인 하드디스크의 예를 들어보자. 1956년 IBM이 하드디스크를 처음 개발했을 때 가격은 3.75MB 용량에 3만4,500달러였다. 그러나 2019년 1TB 용량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60달러 내외에 불과하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기업들에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마케팅의 3단계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시장이 열리는 초기에 손해를 보더라도 무료 또는 아주 낮은 가격에 수준 높은 제품을 공급해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 일정 시간을 견디면 가격과 서비스의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다.

일례로 2004년 구글이 메일저장용량을 1GB로 늘린 ‘지메일’을 출시할 때만 해도 IT업계에서는 말도 안되는 서비스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지메일은 결과적으로 구글의 성장을 이끈 핵심 서비스가 됐으며, 10년이 지난 지금은 누구도 지메일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문제 삼지 않는다.

IT Technology gives companies opportunities for sustainable marketin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머천트에게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둔 카페24의 마케팅

카페24가 쇼핑몰 구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마케팅을 펼친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이런 정책을 들고 나왔을 때 카페24는 안팎에서 ‘왜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걸 무료로 제공하나’라는 물음에 직면했다. 일부 고객들은 아직도 “뭔가 트릭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카페24의 서비스를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굉장히 커질 것이기 때문에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과감한 무료 정책을 선보였다. 이후 일시적 이벤트로 승부를 본 게 아니라 고객들이 카페24를 선택하게 한 가치를 한결같이 유지하며 시장과 신뢰를 쌓았다.

쇼핑몰 솔루션은 7년간 적자를 기록한 뒤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고 카페24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이 됐다. 이제는 고객사인 쇼핑몰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모여들며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카페24는 한국 이커머스를 대표하는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흔히 시장에서 말하는 마케팅은 1단계를 말한다. 각종 마케팅의 기술과 프로모션으로 일단 경쟁사보다 빠르게 고객들의 눈에 띄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카페24는 진정한 마케팅은 변함없는 가치 제공이라고 생각한다. 카페24는 앞으로도 시장에서 말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창의가 있는 누구나 카페24를 만나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웨이(My way)’를 가는 데 집중할 것이다.

Jaesuk Lee, CEO of Cafe24

이재석

대표이사(CEO)
카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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