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션 대기업 TSI홀딩스가 K패션을 유통하는 법

Japanese fashion giant TSI Holdings dives into K-fashion

연 매출 1조7000억원 규모 일본 패션 대기업 TSI홀딩스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함께 결제-재고-배송 정보를 실시간 연동한  ‘원스톱 K-패션 스토어’를 구축했다.

모르지(MORUGI) 홈페이지. 출처: TSI 홀딩스

일본 내 한국 패션이 유통되는 방식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대형 패션기업 TSI홀딩스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손잡고 지난해 11월7일 한국 패션을 소개하는 온라인 쇼핑몰 ‘모르지’를 오픈했다.

모르지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한국 패션을 일본에 유통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대부분 인기 한국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 운영 중인 카페24 플랫폼과 연동해 결제, 재고, 배송 등 골치 아픈 문제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모르지에 방문한 일본 고객들은 한국에서 판매 중인 최신 상품들에 대한 정보를 바로 확인해 손쉽게 주문을 요청할 수 있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들은 복잡한 통관이나 재고관리, 해외배송에 대한 별도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서도 해외판매가 가능해졌다. TSI홀딩스는 현지에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한국 브랜드를 보다 편리하게 모르지에 입점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Q&A
유타 모리모토 TSI홀딩스 디지털사업개발부장

TSI홀딩스의 디지털사업개발부장, 유타 모리모토(Yuta Morimoto)

Q. MORUGI는 어떻게 오픈하게 됐나?

TSI 홀딩스 산하 이커머스 사업을 맡고 있는 TSI EC 스트레티지 카시와기 마타히로 대표가 한국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다. 협업을 위해 미팅을 진행한 한국 브랜드 중 월경EC 거래액이 연간 억단위로 판매되는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한국 브랜드를 판매할 수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 협업을 위해 여러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들 브랜드가 카페24에 대해 많이 언급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토츠패션시스템(https://www.ifs.co.jp/knowledge/ta20180209)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10대~20대 젊은층 중 약 50%가 한국 패션을 참고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보다 윗 세대는 유럽, 미국 등을 참조하는 경향이 있으나 패션에 더해 K팝, K뷰티 수요도 많아 한국을 참고하려는 트렌드가 매우 강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일본 내 신규 패션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신규 비즈니스로 모르지를 오픈했다.

Q. MORUGI가 무슨 뜻인가요?

모르지는 한국말로 ‘모르니’ 이런 뜻이다. 일본 소비자들에게 한국 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패션을 알리자는 취지로 이름을 결정했다.

Q. MORUGI의 콘셉트와 타깃은 무엇인가요?

(콘셉트) 일본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브랜드를 많이 알리고 싶다. 현재는 한국 브랜드 뿐만 아니라 문화 등도 같이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더 쉽게 구매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타깃 고객) 다양한 스타일을 알리자는 취지로 20대~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남녀를 타깃으로 한다. 원래 여성을 타깃으로 했으나 최근 입점된 몇 곳의 남성 브랜드 매출이 의외로 잘 나온다. 이들 브랜드는 남성 뿐 아니라 여성이 구매하기도 한다.

Q. 모르지는 다른 스토어와 어떻게 차별화되나요?

모르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브랜드를 늘려갈 생각이다. 실제로 입점 브랜드 24개 중 10여개 브랜드는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등을 열지 않고 모르지에서만 판매 중이다. 나머지 14개는 월경EC나 현지 스토어와 거래를 하는 형태로 일본 비즈니스를 한다. 이후에는 여러 한국 브랜드가 일본 비즈니스를 할 때 모르지를 통해서 먼저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콘텐츠적으로는 ‘매거진’이라는 메뉴를 만들었다. 여기서 한국의 패션코디, 음식, 관광명소, 뷰티 등을 다룬다. 고객 중에는 한국이 좋아서 오는 분들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도 많으니 그런 고객들에게 패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제공 중이다.

Q. K패션이 일본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나요?

한국 브랜드는 일본과 비교해 확실한 특징,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으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소비자에게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푸치프라(Petite Price_저렴한 가격의 의미로 10대~20대 여성이 즐기는 패션 카테고리 의미로 사용)’라고 가볍게 살 수 있는 한국 브랜드라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점이 영향을 줬다.

실제로 스타일난다와 디홀릭(https://www.dholic.co.jp_2007년 오픈한 한국 쇼핑몰)은 이미 20대~30대 일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스타일난다는 일본 내 오프라인 매장도 있으니 더 인지도가 높다. 여기에 K팝이나 K뷰티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배경도 있다.

Q. TSI와 카페24는 어떻게 협업을 하게 됐나요?

모르지 사이트 구축 전에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미지를 잡아서 카페24 재팬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본격적인 협업을 진행했다.

월경 EC를 위한 한-일 간 무역 규정, 두 나라 간 서로 다른 비즈니스 관습 등을 검토하고 조율했다. 예를 들어 한국 사이트는 어떤 식으로 운영 한다는 등 부분이 그렇다. 모르지도 처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잘 구축할 수 있을지에 긴밀히 협의해 최적의 상태로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Q.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갈 예정인지?

최대 목표는 신규 고객을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입점 브랜드를 10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은 사이트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해 프로모션을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뿐 아니라 백화점 입점 등 오프라인 전개도 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입점한 24개 브랜드는 특징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차별점을 어떻게 한 사이트 내에서 녹여낼지를 과제로 본다.

또한 한국 브랜드인 걸 모르고 사는 고객들도 있기 때문에 한국을 좋아하는 고객이 아니라도 다양하고 폭넓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