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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가 사는 세상 ④-2] 도소매 사입시장 현장 뽀개기

‘셀러가 사는 세상(셀사세)’은 이커머스 셀러 생태계를 조명하고, 셀러를 꿈꾸는 한 사람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는 셀러 생애주기 관찰기입니다. 셀러가 되기 위한 준비부터 사업자 등록, 상품 소싱과 확보, 오픈 마켓 입점, 풀필먼트와 배송, CS, 자사몰 오픈까지 모두 해보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셀러가 답이다’라는 수많은 서적과, 유튜버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제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셀러가 사는 세상 ④-1] 도소매 사입시장 현장 뽀개기 보러가기

도소매 상가를 ‘최고의 파트너’로 만들어 보자

최효진 카페24 강사와 함께하는 회현·동대문 도소매 상가 현장 실습 두 번째 이야기. 최 강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프리다의 노마드 살롱’에서는 컨설팅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위한 실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 강사는 “액세서리, 의류, 커트러리, 조화 등 도소매 상가 내 다양한 상품들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품별 유행과 더불어 시기별·주기별 상품 소싱 노하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녀의 ‘20년 이커머스 경력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현장에서 느끼며 배운 노하우를 공유한다.

원예상가는 생화와 조화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은 조화상점. 출처 : 바이라인네트워크

② 인테리어·원예 상가

– 와, 요즘 조화들은 생화랑 구별이 안 갈 정도네요.

컬러부터 식물 위 솜털까지 매우 디테일하게 나와요.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든 정도의 퀄리티도 많습니다. 물론 도매가라 해도 이 퀄리티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합니다.

– 저는 꽃이나 식물과는 전혀 상관없는 셀러인데, 조화도 봐야 하나요?

조화도매상점을 챙겨보면 좋은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계절별 흐름과 시즌별 판매상품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입학·졸업시즌, 밸런타인·화이트데이, 식목일, 스승의 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현충일 등 사실상 소비자들은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매년 매달 새로운 구매가 필요한데요. 이때 꽃은 필수 요소 중 하나로 다양한 시즌 상품들과 연결됩니다.

두 번째는 내 상품과의 연결입니다. 국내 이커머스는 특히나 상품 소개 사진이 ‘감성적’일 때 판매량이 많은데요. 현재 내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시즌별로 어울리는 꽃과 함께 연계 상품을 만들거나, 상품 소개 사진, 인테리어 등 활용 예시 사진 촬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들지 않는 조화의 경우 한번 구매해 놓으면 매년 계절별로 새롭게 활용할 수도 있겠죠. 즉, 조화는 직접 판매하는 것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다른 인테리어 상점들과 붙어 있군요?

그렇죠. 화분을 비롯해 바구니, 선반, 액자 등과도 잘 어울리고요. 상점 사장님들과 이야기가 잘 되면 이분들이 ‘잘 나가는 레시피(?)’를 소개해주시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바구니 모델과 튤립 조화를 조합해 만든 상품이 모 쇼핑몰에서 대박이 났더라” 같은 정보죠. 도매상점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정보의 힘은 상상 그 이상이에요.

또 초보 셀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내 상품 구매자는 일반 소비자’란 오해예요. 최근 인테리어 소품으로 큰 인기를 끈 레몬나무 제품이 있는데요. 카페나 식당 등 가게 사장님들이 많이들 구매하셨다고 해요. 즉, 여러분이 판매하는 상품은 일반 가정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 외에도 카페, 식당, 옷가게, 학교·학원, 병원 등 어디로든 갈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를 항상 떠올리면서 도소매 시장을 살피셔야 합니다. 조화시장이 중요한 이유도 같고요.

– 인스타에서 봤던 겨울 상품들이 여기 다 있군요.

특히 올해는 ‘불멍’ 관련 상품이 큰 인기였어요. (안 그래도 여기 사장님께서 불멍 램프 안 팔고 뭐 했냐고 혼내시더군요) 판매 시 함께 걸리는 키워드가 ‘감성캠핑’이었는데요. ‘집에서도 감성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실제 불을 피우지 않아도 감성캠핑 분위기 충만하다’ 같은 설명들이 붙었죠. 감성캠핑이 대세인 것을 이용해 실제 캠핑장에서는 잘 이용하지 않을 불멍 램프가 유행을 탔습니다. 도매상가에서 뜰 만한 새 아이템을 찾고, 이를 요즘 대세와 연결한 좋은 사례라 볼 수 있겠네요.

초보셀러는 식기류 판매 시 유리 제품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출처 : 바이라인네트워크

③ 식기·커트러리 상가

– 대세 상품이 뚜렷하게 보이는 상가군요.

맞아요. 요즘 많이 팔리는 상품들을 메인으로 쭉 진열해놨기 때문에 어떤 점포를 가던 비슷한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죠. 이런 유행 아이템들은 물량이 모자라 수입 조건에 맞춰 선구매를 받기도 하는데요. 유행을 타면 당연히 도매가도 올라갈 것이고,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선구매로 예약하라는 권유도 받게 됩니다. 이때 유행 시기나 기간, 주기 등 시장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적절한 판단이 가능해요.

식기·커트러리 상품은 장점 또한 매우 뚜렷합니다. 우선 부피와 무게가 덜 나가고요. 교환을 비롯해 CS 부담도 적습니다. 특히 커트러리 상품은 퀄리티 문제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여기에 객단가가 높은 편이고, 도매상마다 카탈로그가 존재해 가격도 투명한 편입니다.

– 그럼 피하는 게 좋은 상품도 있을까요?

초보 셀러라면 ‘유리’ 제품은 웬만하면 피하는 것을 추천해요. 먼저 유리는 사진과 실물 비교가 매우 어려운 제품이에요. 그러다 보니 고객이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만난 제품과, 배송 이후 실물로 맞닥뜨린 제품이 서로 다를 수 있죠. CS가 늘어난다는 의미예요. 그런데 유리 제품이다 보니 배송·교환·환불이 무척 예민하겠죠? 게다가 유리 제품은 마진도 높지 않은 편이기에 잘못하면 탈모가 올 수도 있어요…(오매)

그래서 초보자에겐 ‘우드’ 제품을 추천합니다. 마진도 높은 편이고요. 우드를 중심으로 쇼핑몰 브랜딩이 되면 식기 외에 인테리어, 가구 등 여러 카테고리로 확장해 나가기도 좋습니다. 특정 색깔로만 콘셉트를 잡는 쇼핑몰이 늘어나는 추세니까요. 최근 유행하는 친환경 키워드에도 맞고요.

– 이렇게 유행 상품들이 중심이면 셀러 간 경쟁도 치열하겠어요.

그렇죠. 그래서 결국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경쟁입니다. 키워드 검색은 너무 고도화됐어요. 그래서 이 제품들을 어떤 식으로 소비자에게 표현할지 기획이 필요해요. 사실 접시나 컵, 포크·나이프가 집에 없어서 사는 게 아니거든요. 실용성 외에 무언가를 건드려줘야 해요.

특정 제품이 ‘나혼자산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 검색량이 많아지면서 유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는 고도화된 키워드 경쟁으로 이어지기에 금방 레드오션화 됩니다. 그래서 라이프스타일 셀러들은 이를 본인 ‘식습관’과 연결해요. 식단과 플레이팅에 알맞은 식기를 세팅해 감성으로 연결하는 거죠.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들을 소싱하다 보면 유행도 덜 타고, 브랜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각종 판매 상품을 어떻게 조합해 ‘감성샷’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출처 : 바이라인네트워크

자주 보고, 만나고, 파트너로 삼자

최 강사의 말처럼 도매상들은 저마다 고유한 판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어떤 쇼핑몰이 어떤 제품을 얼마나 떼어다 가는지 말이다. 이와 같은 정보는 거래처 셀러, 단골 셀러들에게만 공유되는 특별한 정보다. 그래서 “여러 거래처 명함들을 모으며, 명함마다 본인이 어떤 제품을 보았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요약해 놓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장 실습 중 몇몇 도매점포 사장님들은 기자가 어떤 장사를 하는지, 얼마나 됐는지, 매출은 좀 나오는지, 본업인지 부업인지 등을 물으며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가 무르익자 직접 판매 데이터 등을 보여주며 판매에 도움이 될만한 쇼핑몰들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몇몇 도매상은 제품 사진 정보까지 공유해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상품 소싱과 판매 노하우도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By바이라인네트워크
※외부 필진의 기고는 카페24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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